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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과 서울대

초등학생 저학년이 키우기 좋은 반려동물 - 생이새우, 햄스터, 미꾸라지 관리 방법

조용하지만 관찰하는 재미가 있는 작은 생명체들


 
 
 
 
안녕하세요, 제가 이렇게 물고기 키우는걸 좋아하는지(?) 미처 몰랐던 사진홀릭입니다. 저 스스로 저리 생각하기 보다 신랑이 제게 하는 말이예요. ㅎㅎㅎㅎ
 
 
 
 
 

40대 들어 그 매력을 알게돼 한때 끝없이 사들였던 내돈내산 다육이들과 달리
 

거실 선반을 절반 이상 차지한 이 작은 동물들은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 식구가 되었습니다.
 
아들내미 2학년 때 생명과학이라는 방과후수업을 들었는디 여러가지 동식물에 대해 배우는 모양이에요. 맨처음 버섯 키트를 가져왔고, 식물화분도 2-3개 가져왔어요. 그러다 하는 순간 생이새우가, 앗앗 하던 순간 햄스터, 그리고 가장 최근 물방개와 낙지에 이어 미꾸라지까지 들고 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중 낙지는 아들내미가 직접 저와 신랑에게 요리를 해주었고 ^^; 물방개는 무지개다리를 건너 현재 기준 생이새우, 햄스터, 미꾸라지&작은붕어들이 반려동물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은근 잘 버텨주고 있는 생이새우들

솔직히 귀찮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_- 많은 가정이 그러하듯 어떤 경로로, 누구의 의지로 집에 왔든 결국 반려동물 뒤치닥꺼리는 엄마 몫이 되잖아요. (지저분한거 못참고, 밥 못먹는게 안쓰러운 사람이 지는 싸움)  특히 미꾸라지 어항은 거의 1-2일에 한번씩 물을 갈아줘야 해서 계속 키워야 하나 수시로 고민이 들어요. 
 
그래도 형제 없어 늘 심심하단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가 햄스터랑 놀며 까르르 거리는걸 보면, 

미꾸라지 생김새를 면밀히 관찰하며 먹이를 챙겨주려 하는 모습을 보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인연 닿는 날까지 같이 살아보자' 맘을 돌리게 된다요 그려. 아직은 그런 모습이 크게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 책임감, 정서적 연대에 대한 것도 배울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럼 청소 때문에 손은 좀 가도 조용하고, 따로 놀아줄 필요도 없는 + 관리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저희집 반려동물들을 더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생이새우입니다. 대관절 새우가 어디 있냐고요?
 

여기요 여기, 마리모 위에서 산책 중이네요.
 
 
 
 
 

개구쟁이 웃는 표정처럼 나온 사진

반투명한 몸과, 이동할 때 & 밥 먹을 때 쉴새없이 움직이는 가느다란 다리가 매력포인트 되시겠습니다. 
 
 
 
 
 

갑각류이기에 덩치가 커지면 허물을 벗습니다. 평균 3-4주에 한번 탈피한다 보심 될 것 같아요. 보라색 돌 아래, 새우 비스무리한 형체 보이세요? 전 처음에 새우가 죽은줄 알고 깜짝 놀랐지 뭐에요...... 허물이었슴돠. 3cm 정도까지 큰다고 해요. 소소한 동시에 큰 변화라 나름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밥은 방과후쌤이 같이 보내주신 빨간 알갱이를 일주일에 한번 정도 주고요. 자기들이 알아서 초록색 마리모 이파리를 뜯어먹기도 해요. 물갈이에 딱히 정해진 주기는 없고 어항 안이 지저분하다 싶은 날 작업합니다. 수돗물을 다른 용기에 받아 하룻밤 두웠다 갈아주거든요. 지금까진 별 문제 없었어요. (적정 수온은 20도 정도지만 낮은 수온에도 잘 견디므로 집안에서라면 겨울에도 히터없이 키울 수 있다캄) 
 
 
 
 
 

동영상 보고 푹 빠지셔도 책임 안짐요. ㅋㅋㅋㅋㅋ
 
저는 우연히 생긴 두 마리를 반은 할 수 없이 반은 애정을 담아 키우는 상황이기 때문에, 집에 있는 적당한 크기의 투명 용기에 마리모 2개 넣어주고 키웁니다만! 더 제대로 해보고싶다 하는 분들은 바닥에 작은 돌 또는 흑사를 깔아주고, 생이새우가 쉴 수 있는 수초도 적당히 넣어주심 훨씬 잘 자랄 겁니다. 
 
 
 
 
 

다음은 미꾸라지 차례. 9마리 중 3마리 죽고, 6마리가 지난 2월초부터 두 달째 살고 있습니다. 늘 추어탕 속 갈아져있는(?) 모습으로, 튀김옷에 감싸진 모습으로 만나다가 생물을 이처럼 가까이 보긴 처음입니다.  
 
 
 
 
 

수염 무엇, 눈이 너무 작아(나도 작지만)

예쁘지도 않고, 귀엽지도 않고, 몸에서 자꾸 미끄덩한게 나오는지 어항 물을 갈아주면 하루만에 뿌옇게 됩니다. 그나마 수돗물에는 예민하지 않아서 미리 물을 받아놓거나 할 필욘 없어 여태 케어하죠, 안그랬음 진즉 튀김해 먹었을지도 몰라요. 기존 어항물 비우고 새수돗물 틀어 다이렉트로 넣어줍니다. 
 
한편, 미꾸라지들은 생이새우보다 덩치가 있잖아요. 용존산소량이 더 많이 필요하겠지요? 산소발생기 따로 사서 넣어주고 민물고기용 먹이도 구입했습니다. (이틀에 한번 밥 줌) 저 어항은 다이소에서 파는 곤충채집함 중 제일 큰 것, 아래 어항용 돌까지 이것저것 따져봄 초기비용이 약간은 들었구만요. 
 
 
 
 
 

(귀찮 귀찮~~~~~~~~)
 
 
 
 
 
그럼에도 계속 같이 가려는 이유는... 

얘들을 보고 있음 이상하게 재미있어요.
 
서로 몰려다니는 모습, 물 위에 떠 있는 먹이를 먹으려 용솟음치는 모습, 구석에 숨어 있다가 꼬물랑거리며 헤엄치는 모습 등등 아주 다이나믹합니다. 묘하게 미운 정이 든달까요?
 
하루 한번 어항 씻을 때마다 도 닦는 기분 비스무리하게 들고요. '어차피 인생이란 번뇌의 연속이리니 그렇게 같이 살아내자꾸나' 낮은 수준이나마 해탈하게 되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테마파크에서 빙어잡기했는데 붕어가 잡힘

인터넷에 미꾸라지 키우기 검색해보면 어린이집에서, 학교에서, 무슨 체험갔다가 아이가 가져온걸 엄마들이 전전긍긍함시롱 키우는 얘기가 엄청시리 나옵니다. 뭔 미꾸라지를 키워 싶지만 아이 있는 집들은 한번쯤 거쳐가는 과정이기도 한가봐요. 
 
어떤 어머니는 한 마리를 3년 이상 키우셨다 하고, 어느날 미꾸라지가 점프해 어항 밖으로 → TV수납장 뒤편 틈으로 쏙 들어가 때 아닌 진땀 구출작전을 펼친 집도 보입니다. (후다닥 어항 뚜껑 닫고온 1人)  저희집 미꾸라지들은 얼마나 오래 살지 얼마나 익사이팅한 에피소드를 만들어줄지... 공유할만한 일 생김 후속 포스팅하겄어유. 
 
 
 
 
 

너, 전생에 스파이더맨? 
 
 
 
 

생이새우, 미꾸라지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지만 그래도 가장 반려동물스러운 넘은 단연 햄스터입니다. 햄스터별로 성격들이 달라서 제가 미혼시절 키웠던 애는 케이지 밖에 내놓질 못했거든요. 너무 빨리 도망가고, 만지는 것도 거부해서요. 작년 9월부터 키우기 시작한 저 햄토리는 개중 온순한 편이라 하루 한번은 산책 삼아 밖에 내놓고 함께 놀기도 합니다.
 
 
 
 
 

아들내미와 햄토리, 두 귀요미의 만남!
 
 
 
 
 

너무 귀여워 동영상을 여러개 찍었어요. 
 

(햄토리 발소리 ASMR이래요)
 
 
 
 
 

해바라기씨 편식중. 전투적으로 섭취함. 누가 안준다니? ㅋ

당근에서 만원 주고 산 케이지 셋뚜(케이지+복층+챗바퀴+물통+코코넛 껍데기 모양 집)에 키우는디 이후 햄스터먹이와 햄스터집 바닥에 까는 톳밥을 하나씩 추가 구입했네요. 배변을 지저분하게 하는 편이 아니어서 열흘에 한번만 집을 싹 청소해 줍니다. 
 

(저 앙증맞은 발을 보세요)
 
 
 
 
 

밤새 챗바퀴 돌리는 소리가 좀 시끄러운 걸 빼면 괜찮아요. 자기 수명대로 오래 오래 잘 살다 갔음 좋겠어요. 
 
여러분은 어떤 반려동물과 동거 중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