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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과 서울대

순천 아이와 가볼만한 곳 호남호국기념관, 최신 박물관의 정석

볼꺼리, 체험꺼리 다양했던 순천 호남호국기념관


 

 

 

 

안녕하세요, 시댁을 좋아하는 40대 아줌마 '사진홀릭'입니다. 

 

저희 시댁이 대한민국 대표 생태도시 전남 순천에 있거든요. 시아버님 & 시어머님 인자하시죠, 형제(며느리들 포함)끼리 사이 무난하죠, 아들내미는 비슷한 또래 사촌들과 노느라 절 찾지 않죠(이게 큼 ㅋㅋㅋ), 거기에 맛집과 놀러가 사진찍을만한 곳이 많다는 사실도 애정을 높이는 중요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설 연휴 동안에는 순천 토박이이자 부지런한 센스쟁이인 막내 동서의 가이드로

팔마체육관 근처

호남호국기념관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는데요. 1월 23일 설 바로 다음날 갔더니 여유있고 좋더라고요. 여러모로 아이들과 가볼만한 곳이란 생각이 들어 관련 정보 및 느낀점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역사 기념관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임에도 좋았어요. 그 이유를 지금부터 찬찬히 훑어드릴게요잉.

 

 

 

 

 

참고로 호남호국기념관은 한국전쟁(6.25)을 주제로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공훈을 기리기 위해 2020년 11월 개관되었습니다. 사진 속 멋진 조형물은 로비에 있는 <호국보훈의 빛>이고요.

 

뻥 뚫린 층고의 로비를 중심으로 3개층에 걸쳐 파노라마 영상관, 기획전시실, 상설전시실, VR체험관, 북카페 등이 위치하고 있었어요. 

 

 

 

 

 

중앙에 있는 투명 엘리베이터 덕분에 70대 시부모님도, 어린 아이들도 부담없이 전층을 이동할 수 있는데다

첫순서로 본 파노라마 3D 영상이 제법 웰메이드여서 첫인상부터 호감이었다는거 안비밀입니다. 

 

 

 

 

 

여느 기념관/박물관과 비슷한 전시도 많았지만 비교적 최근에 지어져 그런지 최신 기술을 접목해 역동적으로/입체적으로 설명해주는 섹션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었어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빔프로젝터가 눈앞 스크린뿐 아니라 아래 인천 지형을 본뜬 디오라마와 결합해 인천상륙작전을 설명하는디 저랑 신랑이랑 '우와 우와' 연신 감탄했다는요. 전쟁/전투의 속성이나 진행 과정을 파악할 때 지도를 참고하면 이해하기 쉬운 경우가 많다 아입니까. 스토리와 지형이 한눈에 들어오는 동시에 실시간으로 변하니까 정말 몰입도 최고였어요.

 

 

 

 

 

로비와 3층에 있던 AR 포토존도 그렇고 (한국전쟁 당시 사진에 나를 합성한 사진 촬영 가능. 결과물은 이메일로 전송)

 

 

 

 

 

아버지의 참전, 피난, 전사, 68년만의 귀한 스토리를 마치 4D 영화처럼 보여주는 VR체험관은 그야말로 압권이었쥬. 5분 정도의 상대적으로 짧은 영상 + 일반 의자에 앉아 보는 코너와, 좀더 긴 영상 + 움직이는 의자에서 보는 코너까지 종류도 2가지나 되더라고요. 높은 의자에 앉아 발 아래를 보는디 내 몸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고... 내용은 살짝 진부해도 이런 기술적 도움이 더해진 결과 더 실감나게 다가오긴 했던 것 같습니다. 7살-10살 되는 아이들은 정말 좋아했고 시부모님은 VR체험 직후 살짝 어지럽다 하셨으나 금방 괜찮아 지셨어요. 

 

 

 

 

 

(VR체험관 옆에 휴식공간을 겸한 북카페가 있으므로 어지러운 분들은 여기서 충분한 휴식 취하시길 권장합니다)

 

 

 

 

 

어릴 때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던 국사책 속 내용 중에는 사실과 다른것이 있다는 것, 특정인/세력에 대한 상당히 의도적인 생략/과장/미화 또는 맥락이 제거됨으로써 판단에 혼선을 주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나이들어 알게 됐습니다. 호남호국기념관에 전시된 한국전쟁 전/중/후의 이야기에도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제 생각/결론만을 아이에게 이야기하면 또다른 '주입'이 될 수 있을 듯 하여 아들내미와는 인물평보단 사건 위주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려 노력했습니다. 

 

아이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시야, 꿈의 지도를 넓혀주기 위해 저를 포함한 학부모들이 미술관/박물관/기념관을 가는 거잖아요. 가기 전에 저부터 열심히 공부해야겠단 생각을 다시 한번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당시 참전 군인 분들이 가족에게 보냈다는 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실제 전쟁으로 목숨이 왔다갔다 하던 중 오만가지 감정의 파도에서도 가족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 이들을 지키겠다는 결의로 맘을 다잡고 쓴거라 생각하니 괜히 울컥하데요. 

 

 

 

 

 

전쟁했던 상대방이 밉고, 싫고, 그래서 지금 이순간에도 전쟁을 해서라도 00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물리쳐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 다녀온 후 그런 생각이 드셨다면 이 학도병의 편지를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전쟁에 승자는 없습니다. 죽음과 슬픔, 소수의 싸패/권력에 미친 권력자들을 제외하곤 다수의 피해자가 있을 뿐입니다. 어떤 명분으로도 전쟁은 일어나선 안됩니다.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말하는 그 넘이 범인(?)입니다!!!!!!!! 

 

흠흠 쓸데없이 급발진을. -_- 최근에 '이러다 전쟁나는거 아냐' 걱정되는 상황을 왕왕 겪었던지라 저로 모르게 깊이 감정이입됐나 봅니다. 그 말인 즉? 호남호국기념관은 요즘 기준 시의성이 좋은 나들이 장소이다, 아이와 같이 보고 이야기할꺼리가 넘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라사랑 놀이터(VR체험관/북카페 옆)에서 태극기 바람개비를 만들고 그림을 색칠하며 오늘 봤던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아이들은 체험할꺼리가 있어 좋아했고, 어른들은 휴식 겸 전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어 더 의미있었던 시간! 아이들 표정이 진지하네요. 

 

 

 

 

 

(설이라고 전통놀이 체험장 운영하고 계시더라는)

 

 

 

 

 

태극기에 진심인 아이

보람차고 즐거웠어요. 역사기념관 관련한 제 선입견에도 금이 갔고요. 순천이든 서울이든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가야 겠숨돠. 수학/영어만큼 중요한 역사/문화~~~~~~~~~~~~~~~~~~ 사유할줄 알고 맥락을 읽을 줄 아는 아이로 키워 보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