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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을 때/진짜맛집

신설동역 맛집 로터리식당, 차분한 오너셰프가 선보이는 정갈한 다이닝 코스요리

셰프님, 남는게 있긴 있으세요?


 

 

 

 

안녕하세요, 오너셰프 식당의 저력을 새삼 확인한 사진홀릭입니다. 

 

"1월 가기 전에 한번 모이실까요?" 전직장(이라 말하기엔 제 첫직장이자 15년간 다닌 유일한 직장이자 지금은 프리랜서라 어색하지만. ㅋㅋㅋ) 부서 막내가 올 1월초 기특한 제안을 하더군요. 뭐 원래도 기념일 잘 챙기고 싹싹한 친구라 식사자리를 주선한게 완전 새롭거나 놀라운 일은 아니었는데 그날은 목소리에서 묘하게 설렌 감정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혹시~~~~~~ 하는 짐작 속 팀장님까지 3명이서 만났죠.

 

 

 

 

 

장소는 신설동역 근처 로터리식당, 아담한 식당 안을 U자형 대형 바 테이블이 가득 채우고 있고 셰프님이 그 안쪽과  주방을 오가며 직접 음식을 서빙 & 설명해주는 형태의 오너셰프 다이닝 코스요리 식당입니다. (예약제로 저녁에만 운영)

 

 

 

 

 

그래서 분위기가 되게 아늑하고 특별해요. 

 

특히나 이 날 저희가 이용했던 시간에는 손님이 저희 일행밖에 없어 더욱 오붓한 느낌쓰~~~~~~~ 특별한 발표/이벤트를 하기에 더없이 좋았지 말입니다. ㅎㅎㅎ (외투를 벽 옷걸이에 요로코롬 거는 형태라 식당 안에 있는 손님들이 다 일행으로 여겨질 듯)

 

 

 

 

 

신설동역 맛집 로터리식당은 다이닝 코스메뉴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라 말씀드렸잖아요. 이날은 전채음식부터 마무리 후식까지 총 7코스의 다채로운 음식이 준비돼 있더군요. 요리에 쓰이는 혹은 서빙되는 주류는 막걸리 등 우리나라 전통주이나, 요리 자체는 스페인/이탈리아 요리 그리고 한식을 퓨전한 것 같았습니다. 

 

 

 

 

 

전통주를 내세운 식당답게 이름마저 생소한 약주/청주가 주류 메뉴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네요. 밧뜨 레드와인/화이트와인도 제법 존재했습니다. 본인은 술을 안마시지만 와인은 좀 아는 이날 모임 주선자 막내가 쇼비뇽블랑 화이트와인을 선택합니다. 메뉴판에는 팔콘헤드 말보로 쇼비뇽블랑이 써있구~~~~~~

 

실제 우리가 마신건 와이라우 리버 2022 소비뇽블랑이구~~~~~~ 최근에 바꾸셨대요. 뉴질랜드 와인인디 산미/단맛이 균형을 잘 이루면서 살짝 시트러스한 향도 감도는 아주 맛있는 와인이었슴돠. 무엇보다 해산물과 잘 어울렸다요. 다음에 또 마시려고 사진도 찍어온거 안비밀입니다. 

 

 

 

 

 

잔에서 피어오르는 향 음미하고 입안에서 돌돌거리며 시음중, 시음중. 맛있습니다! 합격!! 이제 술도 골랐겠다, 메뉴는 셰프님이 주시는대로 먹음 되겠다.... 막내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길 기다립니다. 

 

 

 

 

 

첫번째로 나온 전채요리, 막걸리가 들어갔다는 고구마죽의 풍미에 취해 그릇 바닥을 뚫을 기세로 삭삭 긁어먹고 있던 중 막내의 입보다 가방에서 먼저 뭔가가 꺼내집니다. 청첩장, 역시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소울메이트를 만나 꽃피는 3월에 결혼한다 캅니다. 그래서 사회생활 언니들(저랑 팀장님)한테 보고 겸 결혼식 초청 겸 식사대접하는 거래요. 참 기특한 친구, 온마음으로 결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 기쁜 소식을 듣고 오너셰프님의 정성 듬뿍 담긴 음식을 먹으니 더 맛있게 생각되는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육회무침과 무언가의 간(기억이 잘 안남 -_-), 리코타치즈를 감태로 감싼 또다른 전채요리가 입 안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저는 큰 덩치와 달리 가리는 음식이 꽤 있어서(고유의 향이 있는 것, 물컹한 들을 꺼리는 편) 간 등 내장, 알류, 껍데기 등은 거의 먹지 않아요. 그럼에도 맛있게 먹었어요. 잡내가 없더라고요. 리코타치즈를 감태로 감싼 저 핑거푸드는 집에서도 해먹어보려고요. 세프님이 직접 만든 리코타치즈 풍미를 따라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요.

 

 

 

 

 

와인 쿨러가 백자임

스페인 요리 전문점의 추억이 떠올랐던 문어 가스파초,

 

정말 신선/상큼했고요. (속에 아보카토, 양파 등 들어있음)

 

 

 

 

 

제철방어를 사용했다는 지중해풍 세비체도 참 인상적인 맛이었습니다.

 

세상 산뜻한 새콤한 소스 속에서 제철 방어살이 살짝 굳어 탄력이 더해진 상태, 그러면서도 기름지고 부드러움은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 평소 잠자고 있던 종류의 제 미각 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것 같았어요. =ㅂ= 정해진 메뉴/익숙한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오너셰프 식당을 찾는 즐거움이 이런데 있지요. 

 

 

 

 

 

버섯 하나로 이런 고급진 감칠맛의 파인다이닝 요리를 완성하는 오너셰프님 존경합니다. 그나저나 저 위에 올라가 있는건 말로만 듣던 트러플, 송로버섯인가요? @.@

 

 

 

 

 

메인요리 <훈연한 수비드 통삼겹구이에 곁들여진 표고버섯, 시금치와 양파소스>를 칼질함시롱 결국 이 말을 외쳤습니다. "셰프님, 이렇게 하고 남는게 있긴 하세요???" 분위기, 메뉴,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기분을 진정성있게 전하고 싶어 생각해낸 표현이었는데요. 뿌듯하셨길 바랍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 '신랑은 어떤 사람이고 신혼집과 결혼식은 어찌 하느냐', '회사 00은 여전하냐'...... 이야기가 끊이질 않습니다. 자연스레 와인도 추가쓰, 레드와인의 향기로운 쌉싸래함이 통삼겹구이 맛을 돋워주었습니다. 

 

 

 

 

 

한국사람은 역시 밥을 먹어야 ㅋㅋ

담백한 곤드레밥, 백합국에

 

막걸리로 만들었다는 아이스크림 + 팥양갱으로 입가심을 하고 나서야 저희의 화려한 만찬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셰프님 부모님이 직접 농사지으셨다는 식재료들을 몇 가지 말씀해주셨어요. 어떤 것들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암튼 그 정성까지 맛있게 잘 먹었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 즐거운 저녁시간이었습니다. 

 

 

 

 

 

기분 좋은 자리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 신설동역 맛집 로터리식당, 이 식당도 그녀의 결혼발표 순간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에요. 가성비 돋는 코스요리로 미식을 경험하고 싶을 때, 특별한 소규모 저녁모임이 필요할 때 추 to the 천합니다. 

 

잘 살아야혀~~~~~~~~ ㅠ.ㅜ

 

 

 

 

위치: 신설동역 11번, 12번 출구 우리은행 골목 200미터

영업시간: 매일 18:30~22:00 영업 (일요일은 정기휴무)

전화번호: 0507-1308-4804